후반기 사역을 준비하면서

Pastor's Column

Rev. Samuel Chun

 
 
 

  일반적으로 모든 행정기관에서는 1월을 회계연도의 시작으로 삼고 있지만 우리 교회는 3월을 회계연도의 시작으로 하고 있어 9월은 후반기의 첫 달이 되면서 새 출발의 기회입니다. 세월 앞에 장사가 없다고 했던가요? 시계를 보면 예전과 똑같이 천천히 가는 시간이건만, 이제는 천천히 걸어가는 것이 아니고, 빨리 뛰어가는 것처럼 느끼는 것이라면 나이가 들었다고 해야 할까요? 지금은 고속도로에 올라타서 65마일로 달리는 느낌 그대로 입니다.


  베드로 사도는 두 번째 그의 서신을 쓰면서 자신의 종말에 부끄럽지 않을 삶을 위한 사명을 재확인하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베드로후서 1장). 한 점의 후회가 없도록 살기 위해서 이제부터는 자신만을 위해서 살겠다고 하는 세상 사람들의 욕심스러움을 부끄럽게 하면서 말입니다.


  지난 며칠 동안 힘든 문제들을 수습한다고 나름대로 바쁜 시간을 보내야 했고, 우리 성도님들의 따뜻한 사랑의 위로를 통해서 마음이 촉촉해 지는 인상적인 마음을 가지고 오늘 새벽에 후반기 사역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의 사역들을 점검해보았습니다.


  어떻게 하나님을 기쁘게 하는 목회를 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신본주의 목회가 퇴색해가고, 어떻게 하면 성도들을 행복하게 해 줄까라는 인본주의 목회가 더 설득력 있는 시대를 살아가면서 정말 바르게 목회한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고민을 하는 시간을 가져 본 것입니다.


  이젠 이미 여름이 지나고, 찬바람이 부는 겨울이 시작됩니다. 전반기 보다는 후반기 사역이 더욱 광대하고 깊게 해야 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삶을 통한 성경공부, 삶의 나눔을 통한 제자훈련, 내적 치유상담을 통한 니고데모 초청사역'등의 긴박한 사역들이 계획되어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 주변에 많은 신자들이 있지만 자기를 기쁘게 하고, 자기를 만족하게 해 줄 종교에 심취해서, 나를 유익하게 하지 않을 종교는 거들떠도 보지 않으려는 이 시대속에 소돔과 고모라의 시대와 다른 점이 뭐가 있겠습니까?


  이번 한 주간 더 ,저는 하나님께 물어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하나님께 지혜를 구하려고 합니다. 이렇게 부족하기 그지없는 목회를 어떻게 하면 풍성하게 할 수 있는지, 그리고 보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깊이 고민해 보려고 합니다. 우리 교회의 2016년 교회 표어가 'Healthy Church'입니다. 건강한 교회를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목회자인 제 스스로의 영적, 육적인 모든 면에서 건강한 목회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건강한 부모 아래, 건강한 자녀가 있습니다. 건강한 마음을 가진 부모가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건강한 것처럼, 영적으로 건강한 목회자가 건강한 교회를 이끌어 갈 수 있지 않겠습니까? 한 주간 기도하면서 후반 사역을 준비해야겠습니다. 목회자를 위해서 배후에서 협력하고 깊이 참여하고 위로와 응원에 감사를 드립니다. 계속 기도해 주십시오. 여러분의 기도가 필요합니다.


  다음 글은 언젠가 목회칼럼에 실었던 글중에 하나입니다. 하나교회를 위해서 기도하시고 목회에 동참하시라고 목회의 중요한 생각들을 나누었던 것입니다. 그동안 해온 목회를 단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네 가지 요점으로 집중해 보았습니다.


  예수님이 그렇게 하셨던 것처럼, 한 분, 그리고 또 다른 한 분을 존중하며 소중히 여기는 목회이기에 혈기왕성한 베드로를 대하는 방식과 의심 많은 도마를 대하는 방식이 달라야 했고, 분명히 달랐었다고 생각합니다.


  예수님은 한 영혼의 가치와 미래의 모습을 보시기 때문에 진흙 덩어리 속에서 진주를 찾으려는 마음으로 1대 1로 대하셨고 각자의 고유함을 무시하지 않고 존중하셨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번 후반기 목회 사역을 준비하면서 다시 한 번 되새김 했으면 합니다. 이제 막을 내려야 하는 한 이름 없는 목회자의 삶을 살았던 나의 마음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네 가지 목회 중점을 다루고 있는 중요한 내용이기도 합니다.


네 가지 목회 중점

1. 첫째는 통감(通鑑) 입니다.

  통감이라는 말로 표현해 봅니다. 통감이란 역사란 뜻을 갖고 있는데 더 구체적으로, 역사는 지나온 사실을 기록한 것이지만 통감은 지나온 사실을 오늘의 거울에 반사시켜 내일을 조명한다는 깊은 뜻을 가진 단어입니다. 어제는 오늘의 거울이듯이 말입니다. 오늘의 거울 앞에서 내일을 조명할 줄 알아야 현실에서 놓쳐서는 안되는 것들을 붙잡고 나갈 수 있게 합니다.

2. 둘째는 농심(農心) 입니다.

  한 해의 농사를 위한 기경과 씨뿌림과 가꿈과 거둠의 함축된 용어가 농심입니다. 농부의 마음으로 목회를 할 때 그 목회 현장은 참으로 윤택하고 아름다움이 열매 맺게 됩니다. 그 아름다움은 거둠의 시간까지 말할 수 없는 땀과 수고가 전제되기 때문입니다. 농심을 통해 매일을 일용할 양식과 지혜, 인생을 농사하시는 하나님의 심정을 많이 깨닫고 많이 배웠습니다. 그것이 농심의 목회를 고집하는 이유입니다.

3. 셋째는 예심(心) 입니다.

  농심을 씨뿌림이라 하면 예심은 가꿈입니다. 교인 한 사람, 한 사람을 향한 목사의 마음이 예술가의 심정이 되는 목회입니다. 다양한 화선지에 그림과 글씨를 통해 명작품이 되게 하는 화가의 마음으로, 다양한 돌을 가지고 다양한 걸작품을 만들어 내는 조각가의 마음으로 교인 한사람 한사람을 거룩한 성도로 만들어 가는 목회를 예심목회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모든 사람을 결코 한 잣대로 그려낼 수 없는 법이기 때문입니다. 대량생산해내는 식의 목회를 사양했던 이유입니다. 아니 기계화할 능력이 내게는 전혀 없다는 것을 고백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4. 넷째는 시심(施心) 입니다.

  목회의 기본틀은 나눔입니다. 베풂입니다. 그것은 구체적 개념의 예수님 사역입니다. 그것이 전도이며 구제이며 봉사입니다. 여기서 이해와 관용과 용서와 사랑이 연출되는 복음의 생활을 가능하게 합니다. 시심은 또한 성령님의 마음입니다. 낮아질 수 있어야, 겸손함이 있어야, 사랑함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 시심입니다. 이것은 목회의 추수이고 거둠입니다.


  나는 이 곳 미국에 와서 목회를 위한 준비과정을 포함해서 나의 60여년 생애를 되돌아보고 싶었습니다. 이런 작업은 65세에 은퇴하기는 조금 이른 감이 없지 않지만 목회전반을 회상해보는 이런 시간은 차일피일 미루어서 될 일이 아니라고 믿어졌습니다.


  지난 40여년의 목회사역은 하나님 앞에는 한없이 부끄러운 목회였지만 우리 성도님들과 더불어 이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싶은 부분입니다.